일산칼국수 본점 웨이팅 포장 후기 (원조 가게는?)
장마철이되니 왠지 모르게 뜨끈하고 진한 국물이 간절해지더라고요. 마침 남편이 유튜브 '또간집'에서 봤다며 강력하게 추천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일산칼국수 본점'이었습니다. 왕복 1시간이 넘는 거리였지만, 그 '역대급 1위'라는 말에 홀린 듯 차에 시동을 걸었죠. 하지만 그때는 몰랐습니다. '풍자 또간집'의 위력이 이 정도일 줄은 말이에요!
## 풍자 또간집 그 후, 상상초월의 웨이팅 현장
이야... 정말이지 도착하자마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오후 2시라는 애매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입구부터 늘어선 줄은 끝이 보이지 않았어요. '풍자 효과'라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죠. 예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데, 방송의 힘이 정말 대단하긴 한가 봅니다.
### 원시적(?)이지만 공평한 줄서기 시스템
이곳의 웨이팅 시스템은 놀라울 정도로 아날로그 방식입니다. 캐치테이블이나 테이블링 같은 원격 줄서기? 그런 거 없습니다! 명단에 이름과 인원수를 적는 것조차 사치예요. 그저 도착한 순서대로 묵묵히 줄을 서는 것, 그것이 이곳의 유일한 규칙입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원초적이고 공평한 방법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운전자는 주차를 하는 동안, 동승자가 먼저 내려서 줄을 서는 진풍경이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저희도 그랬고요 ^^.
### 주차 전쟁, 그리고 드라이브스루라는 희망
가게 앞 주차 공간은 꽤 넓은 편이지만, 빈자리를 찾는 건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다행히 운 좋게 나가는 차가 있어 겨우 주차에 성공했죠. 기다림에 지친 몇몇 분들은 과감히 포장을 선택하시더라고요. 매장 앞에는 '포장 주차' 라인이 따로 있을 정도로 포장 손님도 많았습니다. 심지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과 수령을 하는 드라이브스루 시스템까지! 기다리다 지쳐 포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그 마음, 십분 이해가 갔습니다.
### 기다림의 시간, 40분의 기록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희는 정확히 40분을 기다려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매장 규모가 크고 회전율이 빨라 생각보다는(?) 덜 기다린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추운 날씨에 밖에서 40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죠. 과연 이 기다림이 가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할 때쯤, 드디어 저희 차례가 왔습니다.
### 일산칼국수는 체인점이 없다?!
일산칼국수라는 가게가 엄청 많더라고요. 가게이름이 일산칼국수 이런곳이 아주 많이 있고요.. 일산 토박이 지인에게 들어보니 일산칼국수는 체인점이 단 한 곳도 없다고 합니다. 운영방침이래요. 바로 이 곳 일산칼국수 원조는 한 곳이예요!
## 드디어 맛보는 역대급 닭칼국수
내부는 테이블석과 좌식으로 나뉘어 있는데, 정말 발 디딜 틈 없이 꽉 차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몇 개 드릴까요?"라는 질문이 날아옵니다. 메뉴 고민할 필요도 없어요. 닭칼국수 단일 메뉴의 위엄이죠.
### 메뉴판이 증명하는 자신감
- 닭칼국수: 10,000원
- 공기밥: 1,000원
- 음료수: 1,000원
메뉴는 이게 전부입니다. 닭, 쌀, 배추 모두 국내산만을 사용한다는 문구에서 뚝심과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주문 후 5분도 채 되지 않아 칼국수가 나왔어요. 이 엄청난 속도! 역시 맛집은 시스템부터 다르네요.
### 국물의 정체: 닭과 바지락의 완벽한 조화
드디어 국물을 한 숟가락 맛보는 순간, 40분의 기다림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이건 그냥 닭칼국수가 아니에요! 닭 한 마리를 푹 고아 낸 듯한 녹진하고 진한 육수에 바지락에서 우러나온 시원한 감칠맛이 더해져 정말이지 입안에서 맛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흔히 '닭한마리'를 먹고 마지막에 끓여 먹는 그 칼국수의 가장 맛있는 버전이라고 할까요? 딱 그 맛입니다!! 큼지막하고 부드러운 닭고기 살도 푸짐하게 들어있어 씹는 맛을 더해줬어요.
### 면발과 김치, 화룡점정의 두 주역
국물에 감탄하는 사이, 면발을 맛보았습니다. 얇고 후들후들한 면이 아니라, 탱글탱글하고 씹는 맛이 확실한 굵은 면발이었어요. 진한 국물이 면에 착 달라붙어 환상의 조화를 이룹니다. 그리고 이 집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김치! 막 담가서 익을 듯 말 듯 한 상태의 마늘 김치인데, 알싸한 마늘향이 톡 터지면서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입니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국물 맛을 이 김치가 완벽하게 잡아주더군요.
### K-디저트, 밥 말아먹기는 필수!
칼국수 양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이 국물을 그냥 남기고 갈 수는 없었습니다. 공기밥을 추가해 말아 먹는 순간, "아, 먹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배가 불러도 이건 꼭 경험해야 하는 맛입니다. 괜히 풍자 님이 역대 칼국수 1위로 꼽은 게 아니었어요.
## 총평 및 꿀팁 대방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들어갈 때보다 더 길어진 줄을 보며 묘한 승리감(?)마저 들었습니다. 나가는 손님들 중 절반은 양손 가득 포장 봉투를 들고 있더라고요. 가족 생각에, 혹은 이 웨이팅을 다시 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겠죠.
### '일산칼국수 본점'을 찾아가야 하는 이유
한 가지 정말 중요한 점! '일산'은 지명이라 상호 등록이 안되기 때문에, '일산칼국수'라는 이름의 가게가 정말 많다고 합니다. 저도 예전에 모르고 다른 곳에 갔다가 실망했던 경험이 있어요. 꼭 주소(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경의로 467)를 확인하고 '본점'으로 찾아가셔야 합니다! 이름만 같다고 절대 같은 집이 아니에요!
### 재방문 의사 200%, 포장까지!
남편은 다음부터는 그냥 포장해서 집에서 편하게 먹자고 하네요. 그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칼국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이라면, 이 어마어마한 웨이팅을 뚫고 현장에서 그 진한 국물과 김치의 조화를 직접 느껴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진한 국물, 굵은 면발, 닭고기와 바지락의 조합, 그리고 화룡점정 마늘 김치까지! 이 완벽한 4중주를 경험하고 싶다면, 일산칼국수 본점은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 포장을 해왔더니?
남편이 다음날 또 먹고 싶다고 해서 포장해왔었어요. 포장은 냉장고에 이미 준비되어있는게 많아서 다먹고 계산할 때 '몇인분 포장해주세요' 하면 바로 꺼내주더라고요!
육수와 김치, 닭고기와 바지락 고명, 대파, 다대기 이렇게 들어있더라고요. 먹는 법은 닭육수를 부어 끓으면 면과 고명을 넣고 8-9분 끓이며 면이 익으면 끝! 남편이 집에서 먹어도 맛있다고 합니다. 뭔가 가게에서 먹는게 조금 더 진한 맛인가? 싶지만 집에서도 충분히 맛있으니 웨이팅 지옥을 견딜 수 없는 분들이라면 포장도 추천드립니다.